2017년 2월 8일 수요일

카바레트(Kabarett)의 소외성과 치유적 가능성 - 브레히트(B. Brecht)와 헤겔(G. W. F. Hegel)을 중심으로 -

오직 부정적인 웃음만을 알고 있는 순수한 풍자 작가는 자기 자신을 조소당하는 현상 외부에 위치시킴으로써, 자신을 그 현상과 대비시킨다. - 미하일 바흐친
The satirist whose laughter is negative places himself above the object of his mockery, he is opposed to it. - Bakhtin, M. M. (Mikhail Mikhallovich)
 
부정이라는 단어는 변화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에게는 거부감을 주는 단어이다. 그러므로 안주를 원하는 사람이나 순응과 복종을 요구하는 사회에서는 이 단어는 금기의 단어가 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모든 주체는 자신에 대한 부정없이는 새로운 발전이 가능하지 않다. 부정은 주체의 자기 성숙에 불가피한 과정이다. 그러므로 이 부정은 자기를 폐기하는 단순한 부정이 아니라 자기 성장의 필수적인 계기이다. 사실 주체가 자기 자신을 의식하려고 할 때, 이미 거기에는 의식되는 자기와 의식하는 자기로 분화된다. 그리고 이러한 분화에는 필히 한계를 지닌 주어진 자기와 자유를 실현하려는 자기 사이의 분열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주체는 이러한 분화에서 발생하는 자기 분열을 넘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체 자신이 자신을 부정하는 운동의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주체의 자기 부정은 자기 분열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자유로운 참된 자기를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계기가 된다.
헤겔은 부정성단지 존재에 규정을 가하는 것(Bestimmtheit nur am Sein)라고 정의한다. 사실 주체가 규정 활동을 수행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인식할 수 없으며 또한 소유할 수 없다. 따라서 규정 활동은 주체의 자기 성장에 필히 동반되어야 하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규정 활동을 수행하는 부정성은 모든 존재의 자기실현의 계기이다. 개인의 역사든, 사회의 역사이든, 국가와 인류의 역사이든 모든 역사의 발전은 이런 부정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부정성이야말로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표현이며 무기이다. 헤겔은 이러한 부정의 운동을 주체의 자기 소외를 중심으로 파악하며, 이러한 자기 소외야말로 진정한 부정에 이르는 길임을 제시한다.

이 점에 착안하여 이 글은 카바레트와 브레히트의 공연 표현 방법으로 소개된 소격’(疏隔, Verfremdung)에서 일어나는 부정성의 운동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 Verfremdung이라는 단어가 국내의 번역서들에서 다양하게 번역되고 있어 혼란스럽다. 서경하가 번역한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즐거운 비판에서는 이 단어가 비동화번역되어 있으며, 송윤엽이 번역한 브레히트의 또 다른 저작 브레히트의 연극이론에서는 생소화라고 번역되어 있다. 또한 강수정이 번역한 리사 아피냐네시의 카바레-새로운 예술 공간의 탄생에서는 소격으로 번역되어 있다. 이처럼 독문학계와 연극계에서는 Verfremdung이 서로 번역되고 있다. 사실 이 표현은 헤겔의 소외 개념과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다.브레히트의 연극미학 - 변증법적 연극에서 이재진은 브레히트의 소격(Verfremdung)이 헤겔의 소외(Entfremdung)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편의상 본 논문에서는 이상에서 언급된 비동화, 생소화, 소격 등의 용어를 헤겔의 소외연관을 지어 다루고자 하며, 이런 맥락에서 카바레트의 Verfremdung소외성으로 명명하고자 한다.
이 글은 카바레트 예술과 브레히트의 연극에 헤겔의 변증법적 부정성의 정신이 담겨 있음을 찾아보려고 하며, 이를 통해 그의 부정성이 철학치료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드러내려 한다. 이를 위해 본 논문에서는 먼저 카바레트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하며, 이어서 카바레트와 브레히트의 연극이론에서 드러나는 소외성의 의미와 효과를 살펴보려고 한다. 나아가 이 글은 카바레트에 나타나는 부정성, 소외성이 철학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드러내려고 한다.

참고문헌;
프랑수아 라블레의 작품과 중세 및 르네상스의 민중문화, 미하일 바흐친/이덕형·최건영 옮김 대우학술총서 507. 아카넷, 2001,36.
 Bakhtin, M. M. Rabelais and his world. Translation of: Tvorchestvo Fransua RabIe i narodnaia kul'tura srednevekov'ia i Renessansa. (Mikhail Mikhallovich), 1895-1975. ,Moscow: Khudozhestvennaya literatura, 1965, Amended version of doctoral thesis presented to the Gorky Institute of World Literature in 1940. Written 1938-40. Rabelais and His World, trans. Hélène Iswolsky, MIT Press, 1968; 2nd ed., 1971; Indiana University Press, 1984, p.12.
PQ 1694B313 1984 843'·3 84-47792 ISBN 0-253-34830-7 ISBN 0-253-20341-4 (pbk.)
Михаил Михайлович Бахтин Творчество Франсуа Рабле и народная культура средневековья и Ренессанса Чистый сатирик, знающий только отрицающий смех, ставит себя вне осмеиваемого явления, противопоставляет себя ему,” Moscow: Khudozhestvennaya literatura, 1965, Amended version of doctoral thesis presented to the Gorky Institute of World Literature in 1940. Written 1938-40. pdf p.9
 

G. W. F. Hegel, Phänomenologie des Geistes,suhrkamp taschenbuch Frankfurt a.M.: Suhrkamp, ISBN: 978-3-518-28203-8 Erschienen: 24.03.1986, p.295 헤겔, 임석진 옮김, 정신현상학 I, 서울: 한길사 2013 p. 411.